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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양과 훈계로 양육하라

- 에베소서 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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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사랑

내게는 슬픈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서른일곱 해를 살면서 말라버린 듯한 눈물샘을 자극하는 시 같은 단어 하나, 할머니 …. 외할머니는 내가 태어날 때부터 줄곧 함께 계시다가 대학 2년 때 돌아가셨습니다. 초등학교 때 구구단 하나 제대로 외지 못하던 나는 칭찬 거리를 연구하고 연구하다가 어느 아동문학가의 짧은 동화 하나를 베껴서 할머니에게 보여 드렸습니다. 그걸 보시며 눈물을 글썽이시던 할머니의 모습을 아직도 나는 잊지 못합니다. "그려, 그려. 그눔의 구구단 비둘기나 먹으라 하지. 넌 꼬옥 이름 날리는 소설가가 될껴, 암! 내 새낑께."

 

그 후 나는 할머니의 믿음에 한 번도 보답하지 못했지만, 나에 대한 그분의 믿음은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변함이 없었습니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습니다. 마루에 친구들과 함께 올라서자마자 뭔가 기어서 다가오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아, 할머니! 당시 할머니는 치매에 걸려 있었습니다. 예민한 학창 시기였던 나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창피했다. 짧게 민 머리, 남자 내복, 퀴퀴한 냄새 … 친구들이 볼까 봐 할머니를 발로 차듯 방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자신의 이름도, 딸의 얼굴도 구분 못 하시던 할머니가 기어 나오신 이유를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어떻게 아셨는지 사랑하는 손자의 친구들이 왔다는 걸 알고 밥을 차려주기 위함이었다니 ….

 

- 최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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