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크리스천

하나님 없이, ‘인간이 된다는 것’ 설명할 수 있을까

[크리스찬북뉴스 서평] 현대 사상의 문제점과 해결책 |

조회 452|2019-06-01

책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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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된다는 것

로완 윌리엄스 | 이철민 역 | 복있는사람 | 160쪽 | 10,000원

 

로완 윌리엄스는 세계 성공회 지도자인 캔터베리 전 주교이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 신학자 중 한 사람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크라이스트 컬리지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옥스포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성공회 신학교를 거쳐 옥스포드, 케임브리지 등에서 35세의 어린 나이 때부터 교수로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는 복있는사람에서 출간한 신앙의 기초 3부작: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2015)>, <제자가 된다는 것(2017)>, 그리고 이 책 <인간이 된다는 것>이 있고, 비아 출판사에서 나온 <신뢰하는 삶(2015)>, <삶을 선택하라(2017)>,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2018)>, <복음을 읽다(2018)>, <그리스도교란 무엇인가?(2019)>, 마지막으로 국제제자훈련원에서 나온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것(2017)>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책이 비교적 최근에 알려졌는데, 그래서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신학자이자 저자라고 소개했지만, 국내 기독교 독자들에게 아주 많이 그리고 넓게 알려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특별히 이 책, <인간이 된다는 것>을 가장 먼저 읽지 않기를 강력하게 조언합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과 <제자가 된다는 것>을 먼저 읽어보십시오. <인간이 된다는 것>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그리스도교 신앙과 행동의 기초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다루는 대신, 우리 문화에서 ‘참된’ 인간성과 인간다움이 무엇인지에 관한 우리의 가장 중심적인 사상이 오늘날 환경에서 위협받고 있지 않은지 의문을 품게 만드는 일련의 문제와 관련해서 폭넓게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쓴 책입니다(10쪽).

 

한 마디로 기독교 정통 신학이나 교리에 대한 설명이 의도적으로 축소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독자가 로완 윌리엄스의 첫 책으로 이 책을 선택하면, 이 책이 왜 신앙서적으로 분류되었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이 책은 보다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인간의 의식, 그리고 실존과 본질에 관한 생각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책이 독자를 끌고 가려는 최종 목적지는 “인간성이 정말 무엇인지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예수를 바라보아야 한다(13쪽)”는 믿음의 확신입니다.

 

하지만 1장에서 5장까지 가는 그 길목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이 있을까 염려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 책은 많은 씨름과 진지한 사색을 요구하는 책입니다. 가령 다음을 읽어보십시오.

 

“다시 한 번 요약해 보겠습니다. 소극적으로 말해서, 나는 의식을 기계나 착각으로 여기는 대단히 잘못된 통속적 모델을 한쪽으로 밀어내고자 했습니다. 나의 주장은 이렇습니다. 의식의 작동 방식에 대한 우리의 습관적 성찰에서 우리는 대개 큰 논란 없이 몇 가지 특징 곧 자리, 관계성, 내러티브, 언어를 가정하는데, 이를 가정하지 않는다면 세계의 작동 방식을 이해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 내지 20년 동안, 과학 분야든 철학 분야든, 의식의 본질에 대한 아주 전문적인 여러 대화에서 이러한 여러 특징(특히 언어 문제)에 관해 다루기를 상당히 꺼려 왔다는 사실은 놀라운 동시에 가끔 실망스럽기까지 합니다(36-37쪽)”.

 

이것은 로완 윌리엄스가 1장에서 설명한 ‘인간의 의식’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모든 실존과 본질에 대한 책이 그러하듯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철학적 사고와 논리적 접근을 통해 이해하고 소화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자 로완 윌리엄스. ⓒoxford.com

 

1장 ‘인간의 의식’을 시작으로, 2장 ‘인격’, 3장 ‘몸과 마음과 생각’, 4장 ‘믿음과 인간의 번영’, 5장 ‘침묵과 인간의 성숙’,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변화된 인간성’에 대한 저자의 제안까지, 끊임없이 오늘날 만연한 인간의 본질과 실존에 대한 보편적인 생각과 그에 대한 저자의 문제 제기가 반복됩니다.

 

그 가운데 기독교의 핵심 진리가 프랜시스 쉐퍼처럼 시원하게 핵심을 꿰뚫기를 바라지만, 서문에 밝힌 것처럼 로완 윌리엄스는 보편적 측면에서 신학으로의 방향성과 그쪽으로 이끌어가는 속도를 급하게 조절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가령 4장의 결론을 봅시다.

 

“내가 이번 장에서 여러분 앞에 제시하려고 애쓴 것은, 가장 풍성한 의미에서 인간의 번영에 기여한다고 내가 믿고 있고, 특정한 믿음의 전제에 의해 양성되고 고취되고 가능해진 몇 가지 내용입니다.

 

앞서 나는 ‘모든 믿음은 동일한 것을 말한다’고 말하는 방향으로 치닫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대충 얼버무릴 수 없는 확고한 교리적 차이가 실제로 존재하고,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문화적 내재성의 양식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나는 믿습니다.

 

인간의 형성 과정에 집중하면서 믿음의 습관이 드러내는 인간의 얼굴이 어떤 종류인지, 함께 질문하는 종교 간 대화를 위해 무언가 덧붙일 말이 있다고 말입니다(116-117쪽)”.

 

어떤 사람에게 있어 이런 식의 결론은 답답함을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만이 참된 인간을 규정할 수 있으며, 진정한 번영이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습니다...”라고 속 시원하게 얘기해주길 기대한다면 말입니다.

 

물론 저자가 기독교적 가치를 전하는 데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인간의 의식을 기계나 착각(실재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것의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하며 창조 교리의 필요성을 비춥니다(43쪽).

 

또 인격이란 개인이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성에 기초하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신학적 통찰 위에 자아 개념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며(71쪽), 인간의 정신적, 영적 과정을 설명하면서 아우구스티누스를 인용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일어나기 위해 자신을 내려놓는” 이미지를 집어넣고(90쪽), 종교적인 사람들이 말하는 인간 번영에 귀를 기울이라고 조언하며(115페이지), 침묵을 고찰하며 하나님 앞에서의 침묵이 주는 중대한 이점을 설명합니다(141-142쪽).

 

이 책의 이러한 특징을 고려해 볼 때, 가장 큰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은 인간의 본질과 실존에 대해 오래 고민해 본 사람, 그리고 세상이 보편적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 혹은 보편적인 사상에 물들어 있지만 뭔가 설명할 수 없는 한계점에 부딪힌 사람, 기독교인으로서 이러한 고찰과 고민 중에 있는 사람과 대화가 필요한 사람 등이 될 것 같습니다.

 

비그리스도인들과 대화를 시작할 때 기독교의 참된 교리를 먼저 내려놓는 것이 영혼을 얻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쟁은 끝이 없겠지만, 둘 중 어떤 견해를 지지하는가와 상관없이 지금 세상에 일반적으로 깔려 있는 인간에 대한 기본 인식과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스도인에게도 이 책이 여러 모양으로 유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지 또 그것의 맹점은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로완 윌리엄스와 세상의 풍조를 분석하며 한 계단씩 하나님의 계시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이 쉽지 않은 여정을 함께 하실 분들은, 먼저 그가 소개하는 그리스도인, 제자에 관해 살펴보시기를 다시 한 번 제안합니다.

 

아무쪼록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읽고 충분히 소화하여, 현대 사상의 문제점과 기독교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법론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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