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크리스천

성화(聖畵) 쏟아진 르네상스 시대 미술가들을 탐구하다

한길사,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6권 완간 |

조회 294|2019-04-03

책벌레

 

알라딘 바로가기

예스24 바로가기

교보문고 바로가기

인터파크 바로가기

영풍문고 바로가기

반디앤루니스 바로가기


▲전 6권의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 ⓒ한길사 제공

 

르네상스 시대 예술을 집대성한 고전, 조르조 바사리(Giorgio Vasari, 1511-1574)의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이 한길사에서 6권으로 완간됐다.

 

르네상스는 성서를 주제로 한 회화와 조각 등 여러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던 시대이다. 한국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후의 만찬’, 미켈란젤로 ‘아담의 탄생’, ‘최후의 심판’ 등이 이 시기 작품들이다.

 

한길사는 4월 1일 서울 문화공간 순화동천에서 책의 해설을 맡은 고종희 교수(한양여대)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갖고 작업 과정 등을 설명했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와 고종희 교수(왼쪽부터)가 질문을 듣고 있다. ⓒ한길사 제공


르네상스 미술 본격 탐구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

 

2018년 5월 1권을 시작으로 최근 출간된 6권까지 총 3,896쪽에 달하는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은 13세기 조토의 스승 치마부에부터 16세기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동시대 작가들까지 300여년간 활동한 2백여명의 이탈리아 미술가들의 생애와 작품을 꼼꼼하게 기록한 전기다.

 

이 책은 1986년 3권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전(탐구당)>으로 처음 나왔다 절판됐으며, 한길사에서 풍부한 도판과 섬세한 해설을 붙이는 등 접근성을 높여 재출간했다. 여섯 권에 들어간 그림이 784점으로, 전 세계 번역본들뿐 아니라 원서보다 많다고 한다.

 

<르네상스 미술가 평전>은 우리나라에서 르네상스 미술을 본격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르네상스’와 ‘고딕’이라는 표현 자체도 이 책에서 처음 사용됐고, 그대로 한 시대의 이름으로 굳어졌다.

 

고종희 교수는 “르네상스는 300년이 채 안 되는 기간이지만, 서양미술사의 3분의 1 정도로 여겨진다”며 “조르조 바사리가 이 시기를 자세하게 소개하고, 수백명의 작가를 축적해 놨기에 서양미술사에서 방대하게 기술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르조 바사리가 벽화와 천장화를 그린 베키오궁 대회의장(1565, 프레스코). ⓒ한길사 제공

 

전문 번역가도 미술가도 아닌 번역가가 18년만에 완성

 

이를 번역한 이근배 박사(1914-2007)는 의학박사로 평양의전과 일본 나가사키의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제강점기에 조르조 바사리를 처음 접했으며, 파리 유학 시절 본격적으로 그를 알게 된 후 책의 방대한 미술문화에 압도돼 번역을 결심한다.

 

하지만 절판돼 구할 수 없었는데, 미국 하버드대 연구 당시 도서관에서 이를 발견하고 번역을 시작했다. 이 박사는 사서에게 번역을 위해 자료 복사를 간곡히 부탁했고, 사서는 “10권이기에 한꺼번에 복사하면 저작권법에 위배되니 조금씩 복사해 주겠다”고 허락했다고 한다.

 

전문 번역가가 아닌 의사였기에, 낮에는 본업인 진료와 강의를 하고 밤마다 번역을 이어가면서 18년만에 한국어판을 완성했다. 인터넷도 없던 시절, 영문판을 기본으로 이탈리아어판을 참고해 가며 번역했다고 한다.

 

한길사 김언호 대표는 “정보도 훨씬 적었던 당시 상황에서, 이근배 선생님은 정말 선구적 작업을 하셨다”고 전했다.

 


▲조르조 바사리가 건축한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1560)’. ⓒ한길사 제공

 

‘미술 비평의 아버지’이자 일류 건축가 조르조 바사리

 

‘미술 비평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르조 바사리는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의 제자로, 메디치가의 후원을 받아 회화·조각·건축에 종사하며 간결하고 강건한 건축물을 만들어냈다.

 

고종희 교수는 “시대적인 한계는 있었겠지만, 글을 쓰기 위해 로마와 피렌체, 프랑스 아비뇽까지 동서남북을 찾아다니며 검증하고 분석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며 “지금 봐도 불가능한 작업을 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 교수는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유아기로 책의 1권, 둘째는 르네상스가 시작되면서 사실적이 아닌 자유자재로 인물을 묘사하기 시작하는 청년기로 2권에 해당한다”며 “다 빈치로 시작되는 3권부터는 르네상스 최고의 전성기로, 그 정점이 미켈란젤로이다. 더 이상 그리지 못하는 그림이 없고, 미술에 필요한 조화와 균형과 개념 등이 더 이상 잘 할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해진다”고 설명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최후의 만찬(1495-1498, 벽화)’. ⓒ한길사 제공

 

그는 “당대 예술가들은 완벽하지 못한 현실에서 자신들의 재능을 발휘해 완벽한 예술을 만들어냈다. 전까지는 사실적 표현을 중시했는데, 이 때부터 작가의 생각을 덧붙인 ‘개념미술’이 탄생한다”며 “작가의 주관적 개념이 객관적 사실보다 우위에 선 시대로, 이 자체는 굉장히 중요한 ‘미술 개념’의 탄생이었다”고 했다.

 

고종희 교수는 “이 책의 원전 제목이 ‘가장 위대한 화가, 조각가, 건축가의 역사’이다. 처음에는 회화뿐이었지만, 청년기인 2부에 건축과 조각이 들어가고, 전성기에는 판화와 공예까지 기록했다”며 “바사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술이 더 이상 ‘노동’이 아닌 ‘지적 산물’이 됐고, 이를 통해 예술가들은 귀족이 됐다”고 덧붙였다.

 

조르조 바사리는 ‘손재주’ 정도로 여겨지던 회화, 조각, 건축을 인간의 창조 행위로서의 ‘예술’이라는 개념으로 확립시켰다. 그는 드로잉 컬렉션집을 만들 정도로 드로잉을 중시했는데, 이는 작가의 머릿속 구상 자체가 ‘엄청난 작업’일 수 있다는 개념이 시작된 계기가 됐다.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탄생(1510, 프레스코)’. ⓒ한길사 제공

 

르네상스 3대 거장

 

책에서는 잘 알려진 르네상스 3대 거장도 각각 나뉘어 소개하고 있다. 바사리는 책(5권)에서 미켈란젤로 부오니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를 ‘천재요 신에 버금가는 예술의 창조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자신의 스승인 미켈란젤로를 고대 이래 최고의 작가로 등극시키기 위해 책을 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바사리는 그를 극찬하고 있다.

 

미술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조각가, 건축가, 시인, 사상가인 미켈란젤로는 르네상스 시대 미술가들의 과제였던 객관적 재현을 성취하고, 객관적 표현을 넘어 작가의 주관적·내면적 사고의 표현을 보여주는 근대 미술의 개념을 제시했다.

 

그에 버금가는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는 미술뿐 아니라 음악과 의학, 과학, 해부학, 천문학 등 모든 분야에 뛰어났던 진정한 ‘르네상스’인이다. ‘현대 양식’이라 불리는 제3의 양식을 창시했으며, 드로잉을 통해 예술가의 작업을 ‘지적 산물’로 보이게 만들었다.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1510, 프레스코)’. ⓒ한길사 제공

 

라파엘로(Raffaello Sanzio, 1483-1520)는 전성기 르네상스 회화를 탄생시키고 절정에 올려놓은 인물이며, 하나의 안정된 양식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혁신한 예술가였다. 인간과 자연을 완벽히 재현하고, 그것의 조화를 극대화해냈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본인 삭제 0 댓글운영정책
0/300등록